안녕하세요, 스패너의 공동 창업자이자 CTO를 맡고 있는 신흥주라고 합니다. 지난 2월 16일, 좋은 기회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스마트-콘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맡아 연단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날, 스마트 건설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시거나 이미 스마트 건설 영역에서 일하고 계시는 건설사·정부부처 등에 소속된 많은 분들을 만나뵐 수 있었는데요. 저는 이분들 앞에서 국내외 스마트 건설 기술 사례, 그리고 실제로 스마트 건설 분야에서 4년째 업력을 쌓아가고 있는 스타트업으로서 스패너가 시장에 제공하고 있는 'ConTech-as-a-Service'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사진: 메쎄이쌍)

(사진: 메쎄이쌍)
ConTech-as-a-Service는 현존하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 기술 솔루션 중 스패너가 각 현장의 필요에 따라, 신뢰도 높은 솔루션 만을 종합하여 스패너의 기술력과 네트워크 역량을 더한 스마트 건설 통합 서비스를 말합니다. 스패너는 건설기계 제조사 등 관련업계에서 십수년 이상 업력을 쌓은 연구진 및 현장 엔지니어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스패너 임직원들은 오늘도 스마트 건설 영역의 첨두에 서서 우리 건설 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발표 당일 시간적인 제약 등으로 말씀드리고자 했던 내용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기도 했고, 몇몇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발표 내용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내주셨기에, 하나의 글로 정리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스마트 건설을 마주한 우리 현장의 현실
"부산 사장님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틸트로테이터를 잘 장착하지 않으시는데, 왜 그런가요?"
2022년 여름, 부산 신항만 인근의 중기 사무소에서 제가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머신 가이던스와 틸트로테이터 등 스마트 건설 관련 제품 홍보차 찾아갔습니다. 저녁 즈음이었는데, 사무실 안에는 그 날 일을 마치신 장비 사장님들이 여러 분 앉아 계셨습니다. 제 질문에 한 사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부산은 주변 경남 지역에 비해, 영업하는 굴착기가 너무 많습니다. 내가 비싼 돈 주고 좋은 장치를 산들 경쟁이 심해서 결국 일대는그대로 일테고, 일거리야 어차피 정해져 있는데, 뭐하러 그 큰 금액을 투자하겠습니까?

틸트로테이터 (출처: engcon)
사실 여기 보이는 틸트로테이터 한 대 가격이 5천만 원 정도됩니다. 여기에 잠시 후 설명 드릴 머신 가이던스 제품까지 구매할 경우, 총 1억 원 정도가 장비 구매 이후 추가로 드는 비용입니다. 14톤 장비 가격이 1억5천만 원 전후니, 장비를 사고 나서도 거의 장비 가격의 70%를 더 지불하는 셈입니다. 사장님 말씀이, "하루 임대 일대가 보통 70만 원 정도인데, 추가 장치를 달고 15~20만 원 정도만 더 받는다는 보장이 있으면 투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죠. 즉, 스마트 건설 기술에 투자한 주체인 굴착기 장비주와 그로 인해 직접 이득을 보는 주체인 시공사가 서로 분리되어 있으니, 우리나라 건설 시장에 스마트 건설 기술 제품 도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던 겁니다. 저희는 그 날 이후 이런 단순한 도식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
어쩌면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장비주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 기술에 투자해서 더 높은 생산성을 현장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시공사는 더 많은 수익을 얻게 되어 장비주의 일대를 더 올려주고. 그러면 장비주는 투자 회수에 대한 믿음이 생겨 다시 더 좋은 기술에 투자하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건설기술의 복잡성과 다양성, 그리고 증명되지 않은 생산성과 낮은 인지도 등으로 이런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었죠. 저희가 그 일을 주도해서 시장에 마중물을일으켜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Making the Useful, Usable. 스패너의 모토입니다. 쓸모있는 제품이 실제로 현장에서 쓰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죠. 세상에는 현장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스마트 건설 기술이 있습니다. 이 중 저희가 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영역이 있는데요. 그 전에 먼저 국토교통부에서 정의한 스마트 건설 기술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마트 건설기술"이란 공사기간 단축, 인력투입 절감, 현장 안전 제고 등을 목적으로 전통적인 건설기술에 로보틱스, AI, BIM, IoT 등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생산성, 안전성, 품질 등을 향상시키고, 건설공사 모든 단계의 디지털화, 자동화, 공장제작 등을 통한 건설산업의 발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공법, 장비, 시스템 등을 말한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 지침>, 국토교통부고시 제2021-1283호, 2021. 11. 30., 제정
보시다 시피, 다양한 기술 영역이 스마트 건설 기술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는데요. 스패너의 주된 관심 영역은 로보틱스와 BIM입니다.

(출처: engcon, Sterling Technology, Rototilt, Steelwrist)
로보틱스 영역에는 위와 같이 틸트로테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어태치먼트들이 포함됩니다.

(출처: Pullman Global)
BIM 영역에서는 위의 컨셉 이미지와 같이 토공 분야에서의 모델 기반 시공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저희의 주된 관심사입니다. 국내 토공 영역에서 이 두 가지 범주의 각종 제품이 어떻게 현장의 생산성을 개선하고 있는지, 이어지는 사례와 영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달 걸리던 작업이 보름으로…모델 기반 시공 사례
먼저 모델 기반 시공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머신가이던스에 대해 잘 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설명을 드리자면, 머신가이던스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과 유사합니다. 예전에는 차에 지도책을 한 권씩 두고, 표지판과 지형지물 등을 지도와 대조해 가면서 목적지를 찾아갔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모든 차에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거나, 휴대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합니다.

(우하단 이미지 출처: 굴삭기텐tv)
굴착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출력된 도면 인쇄물 혹은 이미지를 보고 측량 기사가 실제 지면에 표시한 후 굴착작업을 실시하는 것이 기존 방식이었다면,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이 설치되면 작업장치의 위치와 굴착해야 할 지점까지의 높이를 운전석 화면에서 보면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머신가이던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모델 기반 시공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는데,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모델 기반 시공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 머신 가이던스

기존 시공 방식과 모델 기반 시공 방식의 비교
우측과 같은 모델 기반 시공이라 함은, 우선 가운데 보이는 클라우드 서버에 토공데이터 모델을 올려 두고, 설계사, 발주처, 시공사, 감리, 측량 기사, 장비 운전사 등등 토공 결과물을 만드는 참여자들이 다같이 접속 가능하게 만드는 겁니다. 즉, 모두 실시간으로 최신의 데이터로 동기화되어 작업하는 것을 말합니다. 승인 및 합의된 토공 도면을 업로드하는 즉시 장비로 원격 전송되기도 하고요. 반대로, 장비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을 이용해 측량해서 서버 쪽으로 보내면, 다른 부문에서 즉시 확인가능한 여러 방향의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개체 혹은 단말기가 바로 머신 가이던스입니다. 사실 머신 가이던스는 달리 말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이 로버라고 불리는 이동국 측량기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크기가 좀 클 뿐이고, 관절이 좀 더 많은 로버인 것입니다.

(출처: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라이카지오시스템즈)
머신 가이던스는 작업 장치 끝의, 즉 굴착기 버켓 팁의 도면 대비 상대 위치를 알려 주는데, 그 정확도는 로버와 마찬가지로 ±2cm 수준입니다. 다만 로버와 한 가지 다른 점은 GNSS 안테나가 두 개 장착되는데요. 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이나 로버는 위치 정보만 있으면 되지만, 굴착기는 향한 방향을 알아야 GNSS 수신 위치에서부터 작업 장치까지의 위치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전자는 이러한 정확한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화면을 믿고 보면서 작업하게 됩니다.

(출처: Volvo Construction Equipment)
머신 가이던스가 없는 기존 방식일 때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터파기 할 때 측량 기사가 "여기서 10 cm 더 파주세요"라고 하는데, 운전석에서 몇 미터 밖의 작업 장치 끝의 높이가 10 cm를 판 것인지 눈대중으로 정확히 알기가 결코 쉽지않습니다. 결국 오차 발생 확률이 높으니, 재작업이 때때로 필요하고, 운전 기사는 미안해 하면서 측량 기사를 다시 불러 측량 및 말뚝 혹은 다른 방법으로 좌표를 표시해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아주 넓은 현장이라면 측량 기사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시간도 소요될 것이고요.
여기서 알 수 있는 머신 가이던스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장비 운전 기사에겐 측량 기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겠지만, 현장 단위로 본다면 운전 기사가 실시간으로 높낮이를 쉽게 확인하면서 작업하니 재작업이 적어, 현장 관리하는 입장에서 공기와 품질 관리가 수월해진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측량 기사 좌표 표시, 굴착 작업, 측량기사 결과 확인, 문제 시 재작업의 사후 대응 중심인데, 머신 가이던스로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면서 작업이 이루어져, 결과물의 품질이 좋을테고, 재작업도 줄어드니 공기 또한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측량 기사가 장비 옆에 있는 일이 줄테니, 더 안전하기도 할테고요.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이해하기 더 쉬우실 겁니다.

두 점이 찍혀 있고 이 둘을 잇는다 생각해보면, 연습을 많이 하면 직선에 가깝게 두 점을 이을 수도 있겠지요. 현재 측량 기사가 표시 해준대로 장비 기사가 작업하는 방식과 같습니다.(왼쪽 그림) 물론 장비로 똑바로 파 나가는 건 좀 더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가운데 그림처럼 모눈이 새겨져 있다면 좀 더 오차 없이 직선을 그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 방식인 겁니다. 더 나아가 오른쪽 그림처럼 자를 댄다면 오차도 줄고, 주의를 한결 덜 기울일 수 있어 작업 피로도도 줄어들 겁니다. 장비에서 이것은 반자동 기술이 들어간 좀 더 발전된 형태인데, 업계에서는 이걸 머신 컨트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작업자가 레버를 당기면 도면대로 작업 장치가 이동하는 겁니다.

현재 이러한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의 국내 도입 비율은 매해 굴착기 판매량 대비 0.3~0.5% 정도 되는 걸로 추정됩니다. 많이 낮지요. 하지만 북유럽에서는 이미 몇 년 전에 굴착기 머신가이던스 장착 비율이 90% 정도에 도달하였습니다. 예전에 제 주변의 누군가가 북유럽 장비주에게 왜 이렇게 북유럽은 장착율이 높은지, 혹시 정부 지원이 있었냐고 물어 봤습니다.
정부의 지원요?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머신 가이던스를 장착해서 일을 더 빨리 끝내고, 또 다른 현장 일을 따는 것이 더욱 이득이기 때문이죠.
북유럽 장비주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어었던 겁니다. 우리나라는 머신 가이던스 장착 건 수가 3D 기준 연간 30~50대 수준으로, 도입 비율이 낮지만, 엔트리급으로 불리는 2D 머신 가이던스는 연간 200~300대 정도 장착이 되고 있습니다.
| 머신 가이던스의 국내 활용 사례
위의 영상은 바로 엔트리급 2D 머신 가이던스로 관로 터파기를 하는 모습인데요. 핀란드의 Moba사의 제품입니다. 화면의 숫자가 원하는 지점까지의 작업 장치 끝 높이를 보여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머신 가이던스 제품은 영상과 같이 사용자 동의 하에 원격으로 화면을 보면서 여러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엔트리급 머신 가이던스로는 도면을 전송받는 등의 일은 하지 못하며, 상대적인 위치와 높낮이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도면을 원격으로 전송해서 사용하는 국내 다른 현장이 많은데, 그 중 부산의 에코델타스마트시티 사업장도 그 사례가 되겠습니다.

왼쪽 상단 사진은 부산 에코델타스마트시티의 2-4 공구인데요. 왼쪽 하단의 웹페이지와 우측 하단의 운전자 화면은 덴마크 Leica Geosystems사의 제품입니다. 웹페이지 통해 현장 좌표계와 시공 도면을 원격으로 장비에 전송해서 작업하고 있는데, 왼쪽 하단의 검은 형상이 예시 화면으로 삽입된 토공 도면입니다. 이 지역에 대략 3개사 머신 가이던스 제품이 운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비 기사 이야기로는 머신 가이던스가 없을 때 한 달 걸리던 터파기 구간이, 머신 가이던스 장착 후 같은 구간 정도의 작업을 절반인 보름 수준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개별 머신 가이던스 브랜드는 각자 고유의 웹페이지를 통해 도면이나 측량 정보를 관리하는데요. 그런데 생각해 보시면, 하나의 현장에 하나의 브랜드 제품만 들어와서 작업하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만약 한 현장에 Moba, Leica Geosystems, Trimble 등 여러 브랜드의 제품이 들어와 있어, 도면을 보내려 할 때 매번 각 브랜드 별로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전송해야 한다면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 될 겁니다. 특정 장비에는 전송을 깜빡해서 놓지는 실수도 있을 수 있고요. 토공 결과물도 개별 웹페이지에 관리가 되니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통합해서 한 곳에서 관리하게 해주는 제품이 존재하는데, 핀란드의 Infrakit(인프라킷)이라는 회사의 제품입니다.
| 인프라킷: 여러 브랜드의 머신 가이던스를 통합 관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플랫폼

(출처: Infrakit)
인프라킷은 위의 그림 하나로 잘 설명될 수 있겠습니다. 중앙의 구름 모양의 클라우드 플랫폼에 좌측 상단의 오토데스크나 벤틀리 등 각종 툴로 만들어진 데이터를 업로드하게 됩니다. 우측 상단의 그림처럼 다양한 브랜드의 머신 가이던스, 측량 기기, 트럭 등의 정보가 연결되고요. 좌측 하단의 드론 등을 통한 원지반 데이터까지 이러한 모든 정보가 설계사, 감리, 시공사, 발주처, 현장 관리자, 장비가 브랜드 관계 없이 모두 실시간 최신의 것으로 동기화되는 겁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점은 여러 가지가 떠오르실 겁니다. 간단한 예로, 장비 기사가 미리 작업 내용을 알고 발휘하는 일머리, 현장 관리자가 장비주에게 작업 지시할 때, 현장 묘사가 아닌 같은 도면을 동시에 보면서 "M1 맨홀 자리 작업해달라"라고 말하는 등 소통 오류를 줄인다던지, 최신 도면이 도착하거나 지장물의 측량점을 찍기 까지 기다리는 소통 시간 감소 등 여러 이점은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인프라킷은 3,000여 곳의 유럽 건설 현장에서 적용되어 사용한 결과, 평균적으로 15% 정도의 비용 절감 및 공기 단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프라킷 화면 중 일부를 예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면에 굴착기 아이콘이 몇 개 보이는데요. 회색은 장비가 쉬고 있는 상태이고, 노란색은 가동 중인 장비입니다. 엔진 시동 여부로 동작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도 있고요, 혹은 작업 장치 위치의 변화가 있을 때 동작 중인 것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여기는 충북 음성 골프장 조성 현장의 실제 적용 화면입니다. 보이는 굴착기 머신 가이던스 제품은 Moba와 Leica Geosystems 등 두 개 이상의 브랜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렇게 하나의 사용자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장비가 일을 하는 중인지, 쉬고 있는지, 특정 장비가 어떤 도면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는지, 오늘까지의 토공량은 얼마인지 등등을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모델 기반 시공이 활발한 북유럽에 가서 인터뷰를 해보니, 설계나 시공 단계에서의 이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존에는 현장 프로젝트가 끝나면 인수인계 서류를 정리하는 작업이 아주 오래 걸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작업이 모델 기반 시공에서는 디지털 자산 혹은 파일이 실시간으로 쌓여 있게 되어, 그 파일과 목록을 그대로 넘기게 되므로 인수인계 시간도 매우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마치 디지털 트윈처럼, 같은 곳에 새로이 토공 작업 시 기존 같은 지역 전산 데이터를 다시 활용하므로 또 다른 이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델 기반 시공 과정을 한 번 국내에서 검증해 보기 위해, 지난해 스패너는 부산 기장에서 조금 가벼운 형태로 PoC를 실시하였습니다.
위의 영상은 PoC의 내용을 담은 것입니다. 영상은 좌우 화면분할을 통해 기존 방식과 모델 기반 시공 방식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기존 방식을 보시면 측량 기사가 좌표 표시를 위해 투입되는데, 우측 모델 기반 시공의 경우 장비가 바로 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PoC의 구체적인 내용과 결과는 위 영상에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궁금하신 분은 영상을 시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모델 기반 시공 및 그 핵심인 매개체인 머신 가이던스에 대한 사례들이었습니다.
건설기계 로보틱스 및 머신 컨트롤 사례
또 다른 범주인 로보틱스 관련 스마트 작업 장치들에 대한 사례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그 중심이 되는 제품이 바로 틸트로테이터와 완전자동 유압커플러입니다.
| 틸트로테이터: 장비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로보틱스 솔루션
먼저 틸트로테이터는 글자 그대로 틸팅과 로테이션이 되도록 해주는 제품입니다. 즉 사람의 손목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자유로이 움직이는 굴착기 관절입니다. 머신 가이던스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북유럽에서는 90% 이상의 굴착기에 틸트로테이터가 장착됩니다. 오히려 북유럽 장비 기사들은 대부분 장비에 틸트로테이터가 달려 있다 보니, 틸트로테이터 없는 장비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위 영상은 유럽 틸트로테이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engcon사가 제작한 영상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틸트로테이터를 장착한 장비와 장착되지 않은 장비를 두고 동일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비교한 것이죠. 영상을 보시면 왼쪽의 틸트로테이터 장착 장비의 작업 시간이 상대적으로 아주 빠른데,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장비의 위치입니다. 보통 작업 전에 장비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면을 잘 고르고 장비를 그 위에 앉히는데, 틸트로테이터는 관절이 자유로워 한자리에서 작업하니 자리를 만들거나 자리를 옮기는 시간이 줄어들어 작업 시간이 빠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영상의 2분 20초 지점을 보시면, 다른 작업 장치를 바로 바꿔 차서 먼저 다지고, 또 다른 작업 장치인 집게를 차서 파이프를 집어내리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완전자동 유압퀵커플러와 관계가 있습니다.

(틸트로테이터 이미지 출처: engcon, rototilt, steelwrist)
이러한 틸트로테이터의 효용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보니, 국내 시장 도입 속도는 머신 가이던스 대비 조금은 더 빠릅니다. 2021년 현재 도입 비율은 약 7.4%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은 아니지요.
| 10분 걸리던 작업을 30초 만에…완전자동 유압퀵커플러 적용 사례
앞서 보여드린 영상처럼 틸트로테이터는 자유로운 동작이 가능한 손목 관절인 것이고, 그러한 관절에 집게나 지게발 같은 여러 작업 장치를 붙여 사용하게 됩니다. 기존에는 이 때 유압 호스를 연결해야 하는데, 보통 호스 교환 시 남아 있는 압력을 제거하고 운전석에서 내려 호스를 빼고 연결하는 작업이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하루에 6번 교체하면 60분, 즉 한 시간이 소요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부 틸트로테이터 제품들은 완전자동 퀵커플러라고 불리는 유압 커플링 시스템이 함께 도입되는데요. 단순히 빠른 커플링만 될 뿐만 아니라, 기존 퀵커플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국제 기준 인증을 받은 안전 기능이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중에서는 절대 작업 장치를 탈거할 수 없도록 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유압 퀵커플링 시스템이 도입되면, 30초 정도 짧은 시간에 작업 장치를 바꿔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는 이런 커플러가 적용된 또 다른 사례입니다.
위 영상에서 흙막이 공사를 위해 땅을 뚫고 시트 파일을 박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통상 이러한 작업에 땅을 뚫는 오거 드릴 장비 1대와 시트 파일을 박거나 빼는 항타인발기 장비 1대가 투입되는데, 말씀드린 커플링 시스템을 통해 1대로 2대가 하는 작업보다 더욱 빠르게 시트 파일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2대가 하루 12개의 시트 파일을 설치할 때, 이 장비 혼자서 18개를 설치할 정도로 효율이 좋습니다.
스패너를 통해 흙막이 공사에 완전자동 퀵커플러를 도입한 현장에서 들은 말입니다. 좁은 현장은 특히 차이가 두드러질 것입니다. 큰 장비 2대가 좁은 자리에 자리를 잡아가면서 번갈아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머신 컨트롤 적용 사례: 로보틱스 솔루션과 머신 가이던스가 결합
지금까지 틸트로테이터와 같은 로보틱스 사례를 보여드렸는데요. 머신 가이던스가 이와 합쳐지면, 앞서 두 점을 이어 직선을 긋는 비유로 설명을 드렸을 때 잠깐 언급 드렸던 반자동 기술인 머신 컨트롤이 가능해 집니다.
위 영상은 스패너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 <파는형님>에 게재된 것입니다. 스패너는 스마트 건설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전국의 오퍼레이터 분들과 유튜브 등 다양한 커뮤니티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영상의 1분 25초 지점으로 스크롤을 넘겨 함께 보실까요?
운전자 화면을 보시면 틸트로테이터의 자세가 장비 자세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경사면에 맞춰지게 됩니다. 경사면에 맞춰 눈대중으로 틸트로테이터 자세를 제어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버튼만 누르면 작업면에 평행하게 쉽게 자세를 자동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장비주 분은 engcon사의 틸트로테이터와 Leica Geosystems사의 2D 머신 가이던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머신가이던스, 틸트로테이터 등 여러 제품이 아직은 도입 비율이 적지만, 조금씩 시장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 30-40대 젊은 장비주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 대부분이 유튜브를 자주 하시는데, 젊은 장비 기사 분들은 라디오 대신 유튜브 라이브 통해 서로 소통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하루 종일 운전석에 갇혀서 일을 하다 보니, 이런 라이브 소통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또 상당수 기존 건설 장비 숙련자 분들께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스마트 건설 장비 도입을 꺼려하고 계시는 와중에,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일부 젊은 장비주 분들이 숙련자 분들과 경쟁하여 현장을 따기 위해 좋은 장비로 그 차이를 메우시려는 분들도 있고요. 또 장비주 분들 사이에 자신의 장비는 은근한 자존심 싸움이기도 해서, 이런 젊은 분들 사이에서 틸트로테이터나 머신 가이던스 장비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전에는 장비 운전을 배우려면 대부분 목마 타듯이 운전석 머리맡에 쪼그리고 앉아서 배웠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스마트 건설 장비 도입에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분들이 위 이미지에 보이는 분들입니다. 수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며 글로벌 인플루언서로서의 위상을 꿰찬 분들도 계십니다.
| 스마트 건설, 건설 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기술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이 의미하는 바를 한 번 정리해보면, 머신 가이던스 등 현장 디지털화와 틸트로테이터 같은 로보틱스의 결합은 결국 토공 자동화로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현장의 생산성 개선과 안전 등입니다.
또 요즘 탄소 저감 이야기가 많죠. 하이브리드나 수소 전기차 같은 개별 장비의 연비 개선책도 있겠지만, 요즘은 작업 현장의 효율 증대로 인한 탄소 저감 이야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10개월 작업을 9개월로 줄이면, 줄어든 공기만큼 수익성도 개선되고 장비 탄소 배출도 줄어들 겁니다.
또한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젊은 건설 노동 인구 유입이 적고 건설프로젝트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더라도, 이 또한 스마트 건설 장비 도입에 의한 생산성 개선과 수익 분배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 믿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스패너는 스마트 건설을 하나의 통합 서비스 형태로도 현장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건설 기술 제품과 그것을 사용하는 장비주, 유지 보수 인력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합니다. 현장 장비의 로보틱스 및 자동화, 그리고 디지털화된 토공 정보를 관리하는 머신 가이던스나 텔레마틱스, 더 나아가 현장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건설 현장의 생산성 개선과 지속 가능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 합니다.
글/ 신흥주 대표
주식회사 스패너 공동 창업자, CTO
hungju.shin@xpan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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